피지낭종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주머니 안에 쌓인 각질과 피지가 피부 표면의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냄새이며, 상한 치즈나 발 냄새에 비유되는 특유의 냄새는 대개 뷰티르산 같은 짧은사슬 지방산과 황을 포함한 화합물 때문입니다. 냄새가 난다는 것 자체가 감염을 뜻하지는 않지만, 냄새와 함께 붉게 붓고 아프다면 그때는 염증이 생긴 상태로 봅니다.
베개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목덜미를 만져 보니 작은 멍울이 잡히고, 눌렀더니 하얗고 끈적한 것이 조금 나오면서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났다 —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냄새가 난다는 사실이 유독 신경 쓰이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등이나 목덜미, 귀 뒤처럼 사람과 가까이 있을 때 상대가 먼저 알아챌까 걱정되는 자리에 잘 생기기 때문입니다.
피지낭종에서 왜 냄새가 나나요
주머니 안에 오래 갇혀 있던 각질과 피지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냄새 나는 물질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낭종 안을 채우고 있는 것은 고름이 아니라 각질(keratin)입니다. 표피낭종(epidermal inclusion cyst)의 주머니벽은 피부 표면과 같은 상피세포로 되어 있어서, 안쪽을 향해 계속 각질을 만들어 쌓습니다. 여기에 피지선에서 나온 피지가 섞이면 기름과 단백질이 함께 고인 상태가 되고, 이 조합은 세균이 자라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전은 이렇습니다. 표피포도알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이나 큐티박테리움 아크네스(Cutibacterium acnes) 같은 피부 상재균이 피지의 중성지방을 분해하면 짧은사슬 지방산이 생기는데, 그중 뷰티르산(butyric acid)은 상한 버터나 발 냄새로 표현되는 냄새를 냅니다. 각질에 들어 있는 케라틴은 황을 품은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이 많은 단백질이라, 분해될 때 황화수소나 메탄티올처럼 썩은 달걀·양파 계열의 냄새를 내는 물질이 함께 만들어집니다. 상한 치즈 냄새 같다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냄새의 강도는 낭종의 크기보다 내용물이 얼마나 오래 고여 있었는지, 그리고 주머니가 피부 표면과 통해 있는 구멍이 있는지에 더 좌우됩니다. 중앙에 까맣게 막힌 작은 구멍(punctum)이 있는 낭종은 그 통로로 내용물이 조금씩 새어 나오며 냄새가 밖으로 퍼집니다.
냄새가 나면 이미 감염된 건가요
냄새 자체는 감염의 근거가 아닙니다. 붓기·통증·열감이 함께 있을 때 염증이 있다고 봅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실제로는 중요합니다. 냄새만 나고 멍울이 말랑하지도 아프지도 않다면, 주머니 안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된 분해 산물이 밖으로 나온 것이지 몸이 세균과 싸우고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항생제를 먹어도 이 냄새는 줄지 않습니다. 원인이 주머니 안에 고여 있는 내용물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음이 겹치면 염증으로 판단합니다. 며칠 사이 눈에 띄게 커졌고, 누르지 않아도 욱신거리고, 표면이 붉고 만지면 따뜻하고, 가운데가 물렁하게 잡히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열이 나거나 주변 림프절이 만져지면 그날 안에 진료를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염증이 생긴 낭종의 상당수가 세균 감염이 아니라, 주머니벽이 터져 각질이 진피로 새어 나가면서 몸이 그것을 이물질로 인식해 일으키는 이물반응(foreign body reaction)으로 설명됩니다. 짜고 난 다음 날 갑자기 붓고 아파지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냄새가 날 때 짜서 빼내면 안 되나요
짜면 그 순간 냄새는 줄지만, 며칠 뒤 상황이 나빠지는 쪽으로 갑니다.
짜서 나오는 것은 이미 쌓인 각질이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주머니벽은 그대로 남습니다. 벽이 살아 있는 한 내용물은 다시 차오르고 냄새도 돌아옵니다. 더 문제인 것은 손으로 누르는 압력이 주머니벽을 찢는다는 점입니다. 벽이 찢어져 각질이 진피 속으로 흩어지면 앞서 말씀드린 이물반응이 시작되고, 냄새 정도로 끝났을 일이 붉게 붓고 욱신거리는 상태가 됩니다.
흉터의 관점에서도 손해입니다. 염증을 몇 번 겪은 낭종은 주변 조직과 들러붙어 경계가 흐려지고, 나중에 떼어낼 때 함께 제거해야 할 범위가 넓어집니다. 손대지 않은 낭종과 여러 번 짠 낭종은 같은 크기라도 절개선의 길이가 달라집니다.
다만 한계도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고름이 차서 압력이 심하고 통증이 극심한 상태라면 기다리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그때는 흉터를 조금 감수하더라도 배농(incision and drainage)으로 압력을 먼저 덜어 주는 편이 낫고, 완전한 제거는 염증이 가라앉은 뒤로 미룹니다. 순서를 바꾸는 판단이지 원칙을 어기는 것이 아닙니다.
씻거나 소독하면 냄새가 없어지나요
표면을 씻는 것으로는 냄새의 근원에 닿지 않습니다.
냄새를 만드는 재료는 피부 아래 주머니 안에 있습니다. 비누나 소독제는 피부 표면에만 작용하므로, 밖으로 새어 나온 분량만 잠시 씻어낼 뿐입니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면 다시 같은 냄새가 납니다. 소독제를 반복해서 문지르면 오히려 그 부위 피부가 건조해지고 자극성 피부염이 겹쳐, 원래 없던 붉은 기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동안 도움이 되는 정도의 관리는 있습니다. 그 부위를 자극하지 않고 부드럽게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 마찰이 심한 옷이나 가방끈이 닿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손으로 만지작거리지 않는 것입니다. 만지는 습관 자체가 주머니벽에 반복적인 압력을 주기 때문에 생각보다 영향이 큽니다.
냄새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냄새를 만들어내는 주머니를 벽째로 제거하는 방법뿐입니다. 낭종 위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하고 주머니를 터뜨리지 않은 채 하나의 덩어리로 들어내는 것이 목표이고, 이후 깊은 층부터 녹는 실(바이크릴, PDS)로 층층이 닫아 빈 공간과 장력을 함께 줄입니다.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얼굴은 5~7일, 몸통이나 등은 10~14일 무렵에 실밥을 뽑습니다. 치료 결과와 회복 경과는 낭종의 위치·크기·염증 여부와 개인의 체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냄새 나는 멍울이 전부 피지낭종인가요
아닙니다. 위치와 냄새의 양상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하는 병변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흔히 헷갈리는 것이 등이나 두피의 모발낭종(pilar cyst)입니다. 표피낭종과 비슷하게 각질이 차지만 구멍이 없고 더 단단한 편입니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서 반복해서 곪고 진물과 냄새가 나며 여러 개의 구멍으로 이어지는 경우라면 화농성 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을 함께 생각해야 하고, 이쪽은 치료의 방향이 아예 다릅니다. 꼬리뼈 부위라면 모소동(pilonidal sinus)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놓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빠르게 커졌거나, 표면이 헐어 낫지 않거나, 아래 조직에 단단히 고정되어 밀리지 않는 멍울입니다. 이럴 때는 눈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제거한 조직을 조직검사로 확인합니다. 흔한 병변이라고 해서 확인 절차를 건너뛰지 않는 것이, 양성 종양을 다루는 진료에서 지켜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진료를 보는 게 좋을까요
냄새가 반복되기 시작했다면 그 자체가 진료를 한 번 볼 시점입니다.
냄새가 난다는 것은 내용물이 이미 충분히 쌓였고 표면과 통하는 길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대개 염증이 없어 조용한 상태이고, 그때가 흉터를 가장 작게 만들 수 있는 조건입니다. 낭종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고 커진 만큼 절개선도 길어지므로, 붓고 아파지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편이 유리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낭종의 정확한 깊이, 주변 조직과의 유착 정도, 그 부위 피부가 접히는 방향은 직접 만져 보고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고, 같은 크기라도 사람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상처와 흉터를 오래 다뤄 온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말씀드리면, 이 판단이 결국 흉터의 길이를 정합니다.
이음성형외과는 인천 가정역·루원시티 인근에서 365일 밤 10시까지 진료합니다.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우신 분들이 퇴근 후에 들르실 수 있게 열어 두고 있으니, 냄새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면 편한 시간에 한 번 들러 상태를 확인해 보셔도 좋겠습니다.